몇달전 한 회사에 들어갔습니다.

전직장 퇴사후 빌빌거리다가 어떻게 거래처였던 지금회사 사장을 만나서 사람 안 필요하냐고 해서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큰데도 아니고 구멍가케 수준인데 같이 일하는 녀석이 하나 있는데 아무리 봐도 내가 십몇년을 사회생활하면서 보다보다 이런녀석은 처음 봐서 참 신기합니다.더불어서 이런녀석은 어떻게 구워삶아야 되는지 조언도 구해봅니다.

이녀석에 대해서 소개를 하자면..

나이는 30살이고 대충 여기에는 4,5년정도 되었다 합니다. 들어올당시 사장과 얘기를 하는데 같이 일할애는 내가 참 아끼는 애다. 만약 내가 회사를 물려준다면 얘한테 물려줄거다..

이렇게 들으면 사장과 이 녀석이 적어도 친인척관계라고 느끼시죠? 근데 절대 아닙니다. 물론 이런 관계를 아는 이쪽 사람들은 분명히 친인척관계라고도 하는데 제가 보기엔 그건 아닌거 같구요, 어떤이들은 사장의 양아들이라고도 부르기도 합니다.

얘는 정말 회사에 헌신적입니다. 지난1년동안 주5일근무는 고사하고 쉰날이 5일 안짝입니다.매일매일 일한거죠.그렇다고 매일이 쉬우냐 그건 아닙니다. 유통관계일이라 매일 작업하고 매일 출고가 있습니다.

일찍 끝나야 9,10시이고 12시가 되는 경우도 다반사입니다. 노동강도는 정말 빡세죠,

술을 2,3번 먹었는데 지입으로도 그러더군요.

'자기는 모든게 회사의 이익이 우선이다'

'전에 같이 일하던 직원들한테 욕도 많이 먹엇다'

그럴법도 한게 사장의 말에 NO라고는 없습니다. 아무리 힘들어도 아무리 고되도 전 괜찮아요.할수잇어요의 일색이죠, 일반적인 다른 사람들이야 당연히 힘들고 고되면 어렵다고 할텐데..

얘의 마인드는 무한긍정입니다. 그러다 보니 다른사람들은 절대 같이는 일을 안 하려고 하죠.

본인도 열심히 일하기는 합니다. 자기가 힘들걸 맡고 타인한테는 자기일보다 상대적으로 쉬운일을 하려고 하죠. 

일을 제데로 배우지는 못해서 열심히는 하는데 잘하지는 못합니다.끝마무리가 안되고 머리는 그렇게 좋은 편은 아니라는걸 느끼구요. 놓치고 실수하는 부분도 제법있구요. 소위 말하는 이 바닥 지식은 거의 없다고 보는게 맞는 수준...

일을 열심히 하니 사장은 당연히 얘를 이뻐할수 밖에는 없지요. 너무너무 이뻐합니다.

웃긴건 지입으로 한 얘기인데 전에 있던 자기 위의 상사들의 안 좋은 모습(일을 잘 안 하다거나,법카를 과다하게 쓰거나 개인적 용도로 쓰거나)을 사장에게 꼰질러서 이 사람들을 나가게 했다는 말도 하더군요.-직접적으로 나가라고 하기 보다는 나가게끔 만드는 식..

납품작업이 있다보니 일용직 아주머니들을 쓰는데 일에 비해 너무 적게 부릅니다. 왜 그러냐 했더니 최소비용으로 최대 효과를 내야 한답니다. 근데 그게 한계가 있으니 매일 야근이 반복되는 겁니다.사장은 여기에 상주하는 사람이 아니라서 이런 속사정들에는 세세하게 모르지요.

1년전만 해도 그냥 밑에서 잡무나 하고 시다바리일이었는데 사장이 이뻐라 하면서 완장을 채워줬더니 좀 권력의 맛도 좀 느낀거 같구요,

당장의 이익에 급급해서 불과 한두달뒤에 일어날일에 대해서는 별로 개념치 않고 또 그건 그때가서 부딪치면서 하면 되요. 이런 마인드인거죠,

유통일을 하다보면 아는 분은 알겠지만 당연히 콩고물이라는게 발생합니다. 얼마든지 챙길수 있는 구조인데 얘는 절대 그런거 없구요.

그래도 자기 실속이나 이득을 챙겨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전혀 그런 생각은 없어보입니다.

결혼,연애? 당연히 아무것도 없지요.

모든 생활의 90%를 회사에 쏟아붓는데 개인생활이 있으리는 만무지요.

같이 일하는 저는 이런 녀석에 장단을 맞추려니 참 죽을 맛이지요.

아! 물론 이녀석도 가끔씩은 낮시간에 땡땡이를 치고는 합니다. 어디가서 몇시간씩 비우기는 합니다.근데 이런게 없으면 이 녀석이 죽을거 같아서 저 역시 묵인합니다.

누가 봐도 회사 넘버2는 이 녀석이구요. 마흔이 넘어서 10살도 더 어린놈 눈치 보는 제 신세가 참 처량하기도 하구요.

사실 콩고물이라도 챙겨야 하는데 이 녀석때문에 모하나 건드리기가 쉽지 않네요.. 애는 단순한데 무섭도록 충성심이 강하니...

이런 녀석 본적이 잇는분?

추가 수정글...

댓글들 보면 이런 녀석이 성공할거다, 잘하는 거다라는 건데...

가장 큰 문제는 이런겁니다.

한국의 모든 중소기업들이 그러하듯이 대표가 이 녀석을 이용해 먹는 다는 생각이 많이 드는 겁니다.

어리고 순진한 녀석을 골라서 내가 너 키워줄께,잘하고 있어..등등의 말로 꼬신후 실컫 부려먹다 팽하는 거지요..저 역시 사회생활 많이 하다보니 워낙 뒤통수들을 많이 맞아서 항상 조심하기는 하는데..

회사의 분배구조가 제대로 안되는 문제가 있는 거죠.,

오죽하면 시습8000원짜리 일용직이 허구헌날 야근을 많이 하다보니 직원들 보다 급여가 더 많다는 겁니다.

직원들은 야근수당이 없으니 고정급이고 일용직들이야 일한 시간만큼 받으니 급여가 더 많습니다.더군다나 이 사람들은 4대보험 적용도 없어서 실수령액에서 보면 그 갭차이가 더 커지는 거지요.

중소기업 사장들 항상 이러잖아요.나 돈욕심 없다,이익생기면 직원들과 함께 나누겠다.저 역시 10년넘게 이런말 들어봤지만 이런 사장 한번도 본적이 없습니다.그러다 보니 이런 사람들의 말은 안 믿지요,여기서 일하다 관둔 사람과도 얘기해봤는데 지금의 사장도 여느 사장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말을 하더군요,

얘기인 즉슨 순진하고 충성심 강한 어린애랑 일을 떠 맡다 보니 같이 일하는 직원들이 엄청 힘들어 지는 거지요,

물론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 겠지만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당장은 안되겠고 있는 날까지만 이라도 좀 편하게 일하고 싶은데 쉽지가 않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