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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29 07:03
새벽에 잠깨서 할일 없어서 책장 정리하다 필통 속에서 유통기한 지난 모텔서 집어온 싸구려 콘 무더기로 발견했네요. 잊고 있던 필통관련 추억이 떠올라 썰하나 풀어봅니다.
콘을 발견한 필통이 99년도 사겼던 녀석한테 받은 나무 필통이라 거의 20년된 거네요. 그때는 제가 빈곤할 때라, 모텔에서 안전한 날 노콘질싸로 마무리하면 비치된 CD 아까워서 챙겨온 다음 그 필통에 넣어 놓고, 원룸에서 할때마다 꺼내 썼네요. 그 녀석이랑 헤어지고도 계속 습관이 됐네요. 한때는 필통을 대학원 연구실 책상에 갖다놓고 썼는데 아무리 써도 줄지 않는... 지금까지 계속 소장하면서 필통 콘 거쳐간 처자들 꽤 되네요. ㅎㅎ
하루는 여친이랑 하려는데 장갑껴야한다고.. 가는날이 장날이라 CD가 똑 떨어져서 콘 사와야하나 고민하다가 원룸 책장에 놨던 필통이 떠올라서 CD 꺼내 떡치는 것까지는 좋았는데.. 처자가 주말에 원룸에 혼자 있다가 그걸 기억했는지.. 필통을 열어보고 맨붕. 필통에 들어있는 모텔서 집어온 수북한 CD의 제조일자 일일이 확인하고, 대질신문모드. 오빠 믿었는데 이럴수 있냐... 울고불고.. 달랬지만 회복불가 한번 용서해줬는데 그 뒤로 저를 벌래보듯. 그때는 헤어지고 참 힘들었는데 지금은 그냥 추억거리 애피소드 하나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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